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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진달래 화원, 천주산


 

천상의 진달래 화원, 천주산
천주산(天柱山)은 창원과 함안에 걸처있고, "하늘을 받히고 있다"(天柱)는 뜻의 이름을 가진 산으로
주봉인 용지봉(684m)을 중심으로 천주봉(484m), 상봉(648m), 작대산(648m)이 연결되어 있고,
천주산 용지봉을 중심으로 남서로 길게 뻗은 산맥은 "낙남정맥"으로 무학산으로 연결되는등 다양한 산행코스가 있다.

 

 

천주산(天柱山), 이름은 백두산만큼 거창하지만, 등산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에겐 '동네뒤산' 취급을 받는다.
실제로 4월 중순의 보름정도를 빼고는 1년내내 인근 산행객들의 몸푸는 장소 겸 동네 운동코스 취급을 받는다.

 

 

이런 천주산이 유명한 것은 4월 중순의 만춘의 봄볕에 진달래들이 터져서
용지봉을 중심으로 산 전체가 붉게 물든 "천상의 화원"으로 변한다는 것 이다.
남쪽지방에서는 여수 영취산과 대구 비슬산에 함께 봄철 진달래 명산으로 꼽히는 곳으로
4월이면 전국에서 많은 산행객과 관광객이 몰려드는 산이다.

 

 

천주산 산행은 보통은 달천계곡 쪽에서 올라와서 용지봉과 천주봉을 빙 둘러서 달천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나야 산행이 목적이 아니라 진달래 구경이 목적이라서
천주암을 통해 올라가서 함안경계와 용지봉을 둘러서 천주봉에 갔다가 천주암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천주암([天柱庵), 대웅전 앞 뜰에 1949년에 건립된 오층석탑이 있고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1m, 폭 0.8m, 두께 0.1m의 마애불 1기를 주변에서 발굴하여

대웅전에 봉안하고 있는 조그마한 암자이다.

 

 

천주암 대웅전에 걸린 주련들의 내용은...

 

若人靜坐一須臾 勝造恒沙七寶塔 / 약인정좌일수유 승조항사칠보탑
寶塔畢竟壞微塵 一念淨心成正覺 / 보탑필경괴미진 일념정심성정각
만일 한순간이라도 조용히 앉아 마음을 닦는다면, 간지스강 모래알보다 많은 칠보탑을 세우는 것보다 더 낫다네.
칠보의 탑은 결국 무너져 먼지가 되지만, 한 생각 청정한 마음은 정각(正覺)을 이룬다네.

 

 

 

산길 오르는 김에 흰소리 한마디 한다.
요즘에는 유명한 관광지 산자락은 물론 집 주변의 크고 작은 산에도
가벼운 등산을 할 수 있도록 공원처럼 잘 조성해 놓고 편의시설과 운동기구 등도 비치해 놓은 곳이 많다. 좋은 일이다.
잘난 체육시설은 그렇다고 치고,

온 산의 등산길을 나무를 잘라서 양 끝에 철근을 박아 고정한 뒤 흙을 메워서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나무를 살펴보면 국산나무도 아니고 썩지도 않고 갈라지지도 않을 정도로 견고하게 가공된 수입나무 같아 보인다.

 

(위 사진은 금정산)

 

소위 '방부목'이라 불리는 이런 나무를 가지고 온 산의 등산로를 치장(?)을 하였다.
나무계단을 등산로에 설치한 목적은 등산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폭우가 내릴 때 토사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는 경쟁적으로 방부목을 이용하여 관내 대부분의 등산로에 가로막 형태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나무계단은 자연경관을 해치고 일부 등산객의 경우 오히려 불편한 점이 더 많다.
내가 보기에는, 이런 사업 대부분이
"묘한 사업에 예산을 사용하는 묘한 재미"가  만들어 낸 흉물같아 보인다.

 

 

산에 있는 등산로는 산을 오르는 길이다.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은 각자의 체력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르내려야 힘이 덜 들고 체력을 관리할 수 있는데,
아무 생각없이 규격도 없이 "원님 꼴리는 대로 만들어진 나무계단"을 이용하면
엉터리 계단의 너비와 높이에 맞춰서 걸어야 하기 때문에 같은 계단에서도 계속해서 보폭을 줄이거나 넓혀야 한다.


조금만 신경써 살펴보면, 누구나 나무계단이 엉터리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곳에서는 많은 등산객들이 계단 옆으로 가면서 보폭을 자기 형편에 맞게 조정해서 오르내린다.


즉, "원님이 만든 펴한 계단"을 따르지 않고 계단 옆으로 자연스럽게 등산로가 따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등산로에 방부목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는 일은 "원님에게는 묘한 재미"가 있는지 몰라도,
등산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앞으로는 요런 짓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다시 천주산 등산로로 돌아와서
천주암에서 30분 정도를 올라오니 주위에 깨끗한 휴식환경을 가지고 있는 '산태샘'에 닿는다.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오는 지루함이 더해져서 인지 물맛도 일품이다.

 

 

나무계단을 밟다가 흙길을 밟다가를 번갈아 하면서 숨을 헉헉거린다.
눈길을 들어보니 용지봉과 천주봉 그리고 함안경계(달천계곡)로 갈라지는 삼거리 안부에 도착한다.
천주산의 등산로의 중심인 '만남의광장'이다.

 

 

만남의광장, 갈림길에서 망설인다.
세갈래 갈림길이다. 하지만 결국 다시 '만남의광장'으로 돌아오게끔 되어있는 길이다.
천주봉으로 간다해도 되돌아 와야 하고, 함안경계로 가든 헬기장으로 가든 빙 돌아서 와야 한다. 왜? 차가 천주암입구에 있다.
함안경계로 갔서 용지봉으로 올랐다가 헬기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한안경계로 가다보니, 희안한 광경이 눈에 띈다.
남쪽은 물론 천주산 일대에서도 벚꽃은 거의 다 졌다.
근데 유독 희고 만발한 벚꽂이 아직도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바로 옆의 싸그러진 벚꽃과 비교되어 그 흰빛이 눈부시다.

 

 

계절을 지나온 벚꽃의 찬란함에 진달래의 모습이 안스럽다.

 

昨冬雪如花 / 지난 겨울 내린 눈이 꽃과 같더니
今春花如雪 / 이 봄에 핀 꽃은 도리어 눈 같구나
雪花共非眞 / 눈도 꽃도 참이 아니거늘
如何心欲裂 / 어째서 내 마음은 찢어지려고 하는고
                                                                                                              見櫻花有感(벚꽃을 보고-만해 스님)
눈보라처럼 날리는 벚꽃은 마음을 뒤흔든다. 지는 꽃잎에 가슴이 시린 것은 승(僧)과 속(俗)이 다를 리 없다.

 

 

함안경계에 도착하니, 이미 용지봉을 넘어온 산객들의 표정이 진달래를 닮았다.
진달래 터널을 지나오면서 진달래 물에 온 몸을 적신 것 같다.

 

 

진달래 터널을 지나가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천주산이 '고향의 봄' 창작 배경지 라는 것을 알까.


고향의 봄, 애국가 보다 더 많이 불린다는 우리의 노래


나의 살던 고향은 / 꽃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 차린 동네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동네 / 나의 옛고향 / 파란들 남쪽에서 /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 춤추는 동네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 그립습니다

 

 

용지봉을 오르면서 내려다 보면 멀리 주남저수지가 손바닥 만한 모습으로 진달래 뒤에 숨어있다.
천주산은 창원과 옛마산이 맞닿은 곳에 있어서 인근에 주남주수지와 마금산온천이 있고
또 지리적으로 교통의 사통팔달의 가운데에 있기에 창원 인근의 주민들도 많이 온다.

특히 산행기점이 남해고속도로 북창원 나들목과 지척이다.

 

 

진달래 터널을 지나고, 창원시가지를 내려다 보면서 오르다 보니 어느 새 천주산 꼭대기에 닿았다.

 

 

 

 

 

 

용지봉에서 펼쳐진 풍광은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이다.
주남저수지와 창원시가지의 조망이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마산항도 훤이 내려다 보인다.

 

 

용지봉 주위가  천주산의 가장 큰 진달래 군락의 중심이다.
또 정상인 용지봉에 오르면 여러 코스를 타고 하산할 수 있다.
진달래 군락을 가로지르며, 연이어 나타나는 헬기장을 지나서 만남의 광장으로 내려간다.

 

 

 

 

 

 

 

 

이번에는 '만남의광장'을 지나서 '천주산전망대'를 향하여 발을 옮긴다.
'천주산전망대' 쪽은 진달래 군락은 뜸하지만,
인공적인 돌탑과 자연적인 기암괴석이 잘 어울려 있어

가다가 뒤돌아 보면 용지봉의 진단래 군락들이 기암괴석의 병풍이 되어준다.
나름대로 특이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제공해 준다.

 

 

 

 

 

 

 

 

천주산의 끝자락에 붙어있는 '천주암'... 조계종 암자이다.
오늘 지나면, 내년이나 내후년... 다시 진달래 철이 되어야 올 것 같아서, 부처님께 인사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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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문마담/한창훈
제목 :
천상의 진달래 화원, 천주산
조회 수 :
9371
추천 수 :
6 / 0
등록일 :
2011.04.20.18:30:42

profile
2011.04.22
18:06:11
멋진 사진과 여행기... 즐겁게 잘 보았습니다.
profile
2011.05.01
10:43:34
얼마전 다녀온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고생하여 정리한 여행기~~
감동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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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1
06:39:55
아름다운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profile
2011.05.20
19:03:21
아름다운 작품과 여행기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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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1
08:33:22
깔끔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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