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시 즐거웠던 일들을 사진과 함께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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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설경 출사기
출사기는 기왕 다른 분들이 읽고 정보를 더 많이 알 수 있거나 새로운 것을 터득할 수 있는 내용이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ㅊ ㅓ ㄹ ㅣ 대장님의 해외출사기는 표본이라고 할 수 있지요.
나 여기 다녀왔소~하고 사진만 나열하는 것 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상세히 소개하는게 좋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쓰려고 노력합니다.
5일, 전국적으로 대설이 예보된 가운데 저도 기상을 예의 주시하며 계룡산과 대둔산을 저울질 하고 있었습니다.
대둔산으로 결심을 하고 아침 일찍 가자니 배티재(대둔산 아래의 고개)에서 몇번을 고생한 경험 때문에 저녁에 출발.
15년이상을 스노우타이어를 장착하지 않고도 강원도를 내집처럼 다녔습니다만 작심하고 장착한 다음 소낙눈이 펄펄 날리는
시간에 대둔산으로 출발합니다.
역시 배티재에는 여러대의 차가 오도가도 못하고 서있더군요.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일찌감치 저녁을 해결한 다음 식당 아저씨의 소개로 저렴한 숙박을 했습니다.
새벽 5시 산행을 시작하기 위해 차에서 무장을 하는데 어라? 스패츠와 아이젠이 없습니다. ㅠㅠ
차에 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겁니다.
어른들 말씀이 하나도 틀린게 없습니다. "죽으면 늙어야지...........????"
하는 수 없이 작은 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패츠도 없이 출발합니다.
(우레탄 줄에 쇠사슬 달은 것 처럼 생긴 작은 아이젠으로 지난번 덕유산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샀던 것입니다.)
사진가들은 적어도 6발 중형 아이젠 정도는 착용해야 맘놓고 운행 할 수 있습니다.
그 바람에 출발시간 30분을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눈은 밤사이 2차례나 내려 20cm는 족히 쌓였는데 다행히 추울 것으로 생각해 다운바지를 입고 왔는데 신발 속으로 눈은 안들어 갑니다.
등산로 곳곳에 앞을 가로막는 나무....눈이 쌓여 가지가 늘어져 길을 막는 겁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파른 대둔산 등산로는 계단이 많아 운행은 더디고 금강구름다리 밑을 통과하니 동쪽하늘이 환해지더군요.
일출은 정상보다는 상고대가 많은 삼선계단 쯤에서 담기로 하고 계단을 오르는데 양쪽 철근로프에 있는 눈을 하나도 건들지 않고 오릅니다.
눈 쌓인 모습을 함께 찍기 위해서이지요.
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2:12:06 07:37:32 | Reserved | spot | Auto W/B | 0.025 s (1/40 s) | F/16.0 | 0.00 EV | ISO-100 | 16.00mm | 35mm equiv 16mm | Flash-No
운좋게도 상고대는 일반 상고대와 달리 눈이 쌓여 잠시 녹았다가 얼고 그 위에 다시 상고대가 붙어서
거의 수빙(樹氷) 형태라서 아침 노을 빛이 수빙에 투명하게 비쳐옵니다.
그래서 위 사진의 상고대가 붉은 색을 띄고 있는 겁니다.
거의 같은 시각 뒷편의 사진을 보시면 확연하게 구분이 됩니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2:12:06 07:50:47 | Reserved | spot | Auto W/B | 0.006 s (1/160 s) | F/9.0 | 0.00 EV | ISO-100 | 17.00mm | 35mm equiv 17mm | Flash-No
삼선계단에서 한동안 일출을 찍고 다시 정상을 향해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정상으로 갈수록 눈은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아래쪽은 초저녁에 온 눈이 약간 녹았다가 다시 쌓였지만 윗쪽은 처음부터 쌓였기 때문입니다.
다른 산들도 대부분 정상쪽의 눈이 더 많이 쌓입니다.
스패츠도 없으니 눈이 조금씩 신발 안으로 들어옵니다. 아직도 운행 거리가 꽤 많이 남았는데....
그래도 이만한 대설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감수하고 스틱을 배낭에 꽂고 카메라를 목에 건채로
계단길을 오르니 힘은 훨씬 더 듭니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2:12:06 08:21:32 | Reserved | spot | Auto W/B | 0.008 s (1/125 s) | F/11.0 | 0.00 EV | ISO-100 | 26.00mm | 35mm equiv 26mm | Flash-No
잠시 쉴 때마다 발만 쉴 뿐 몸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상고대가 수빙형태라서 마치 명주실을 풀어 놓은 듯 맑은 빛입니다.
능선에 올라서서 장군봉포인트를 향해 갑니다만 일반 등산로를 버리고 능선을 타기로 합니다.
기온은 차갑고 상고대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2:12:06 09:07:59 | Reserved | spot | Auto W/B | 0.005 s (1/200 s) | F/14.0 | 0.00 EV | ISO-100 | 48.00mm | 35mm equiv 48mm | Flash-No
눈의 질감이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9시가 넘었는데도....
능선길은 희미하지만 길 찾아 가는 방법은 있습니다.
뚜렷하게 보이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는데 그런때는 동물을 발자국을 따라가면
큰 위험은 없습니다. 동물이 사람보다 산에서는 더 영리 합니다.
조릿대가 눈을 이고 누워 길을 막고 있는데가 많지만 헤치고 나갔더니 눈이 자꾸 신발 속으로 들어옵니다.
그래도 이제 해가 많이 올라와 발이 시려울 것 같진 않아 다행입니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2:12:06 09:24:39 | Reserved | spot | Auto W/B | 0.006 s (1/160 s) | F/16.0 | 0.00 EV | ISO-100 | 24.00mm | 35mm equiv 24mm | Flash-No
장군봉 포인트에 도착해 방금 지나온 능선을 찍어 봅니다. 건너편 바위 위에 있었습니다.
그곳은 장군봉이 있는 바로 위 능선이지요.
장군봉포인트에 왔으니 장군봉도 담아줘야죠.
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2:12:06 09:36:18 | Reserved | spot | Auto W/B | 0.005 s (1/200 s) | F/16.0 | 0.00 EV | ISO-100 | 52.00mm | 35mm equiv 52mm | Flash-No
시간은 9시30분이 됐읍니다만 아직도 상고대는 쌩쌩합니다. 역시 추운 날인가 봅니다.
여기서 파노라마도 돌리고 망원을 빼놓고 올려다가 어차피 힘든건데 가져가자 싶어서 넣고 왔으니
사용해줘야 서운타 안할 것 같아서 망원으로 백색의 세상을 당겨서 담아도 봅니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2:12:06 09:45:10 | Reserved | spot | Auto W/B | 0.008 s (1/125 s) | F/16.0 | 0.00 EV | ISO-100 | 110.00mm | 35mm equiv 110mm | Flash-No
망원으로 당겨 보니 눈이 참 많이 왔습니다.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는데 아직 한명도 만날 수 없습니다.
모두 케이블카 운행시간인 9시나 돼서야 올라올테니 다시 여기까지 오려면 1시간 이상을 소비해야 할 것이고....
물도 마시고 쪼깐한 간식 한개도 먹어주고 천천히 내려갑니다.
삼선계단 앞에 오니 그제서야 사람 구경을 할 수 있더군요.
삼선계단은 패스하고 금강구름다리나 한번 더 찍고 가자 싶어서 가는데
바위 턱을 올라오는 한분, 한눈에 "주희할배"님이란 걸 알겠더군요. 플필 사진과 너무 똑같아서....
반가웠습니다. 주희할배님.... 좋은 사진 많이 담으셨는지....
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2:12:06 11:08:03 | Reserved | spot | Auto W/B | 0.006 s (1/160 s) | F/18.0 | 0.00 EV | ISO-100 | 17.00mm | 35mm equiv 17mm | Flash-No
금강구름다리에서 내려오며 한컷 담았습니다.
대둔산 설경은 대부분 이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근처에서 많이 담는데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대둔산이 동남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해가 떠오르면 바로 완전 순광이 되어버려
설경을 찍어도 눈의 질감이나 디테일이 잘 살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후 3시 전후에 상고대가 피면 빛방향이 좋은데 그게 쉬운 일이라야지요.
****그리고 한가지 사족.****
이 눈이 토요일까지 있기를 바라는 분도 있던데 토요일 신설이 다시 이 위에 내린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이 눈은 눈이 아닙니다.
눈은 햇빛이 있으면 그치는 즉시 눈의 결정체가 와해돼버립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눈의 질감을 찾을 수가 없게 됩니다.
몇일이 지나도 하얗게 쌓여 있다고 같은 눈으로 보시면 안됩니다.
케이블카를 탈 시간 여유가 있어 승강장 안에 있는 찻집에서 차한잔 하는데 주인이 곤줄박이와 친해져서는....
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2:12:06 11:35:09 | aperture priority | spot | Auto W/B | 0.004 s (1/250 s) | F/3.5 | 0.00 EV | ISO-1250 | 70.00mm | 35mm equiv 105mm | Flash-No
연신 잣알을 받으러 건물 안에 있는 찻집으로 들어옵니다.
주인 말에 의하면 이놈이 대장인지 다른 새들이 들어오면 쫓아낸다는군요.
카페라떼 한잔으로 대둔산 설경 촬영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