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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꽃과 산새를 보고자 백양산에 올랐으나 바람만 맞았다.


산꽃과 산새를 보고자 백양산에 올랐으나 바람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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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진봉에서 오르는 백양산 정상]

 

백양산을 오르는 길은 백군데가 넘는다.
오늘도 점심을 먹고 백양산 산책(등산이 아님)을 위해 선암사에 들렀다.

 

내가 백양산의 입구로 선암사를 찾는 까닭은 세가지이다.
차대기가 수월하고, 맛진 물맛의 우물이 있고 그리고 하산 후에 먹을 국물이 시원한 오뎅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산새도 찍고 산꽃도 볼 것이라고, 삼각대까지 준비하여 산책에 나섰다.
하지만, 산새도 못보고 산꽃도 못보고... 선암사 이야기나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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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일주문. 작은 계곡에 "仙巖"이라고 음각이 되어있다]

 

 

선암사(仙巖寺)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암동 백양산(白陽山)에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인 범어사의 말사이다.
675년(신라 문무왕 15) 원효(元曉)가 창건하였다.
창건 당시에는 견강사(見江寺)라고 불렀으며, 절 뒷산 절벽 바위 위에서 화랑들이 무술을 닦으면서 절 이름을 선암사로 바꿨다고 한다.
1483년(조선 성종 14) 각초(覺招)가 중창하면서 바꿨다고도 한다.
1568년(선조 1) 신연(信衍), 1718년(숙종 44) 선오(禪悟)가 각각 중수했고 1918년에는 동운(東雲)이, 1955년에는 혜수(慧修)가 중수한 바 있다.
1990년대 들어 불교교양대학과 원효합창단·불교봉사단 등을 세워 오늘에 이른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관음전·극락전·산신각·칠성각·원효각·명부전을 비롯하여 종각·종무소·요사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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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용왕단]

 

용왕단은 사찰에서 용왕 또는 용신을 모셔 둔 사당을 말한다.
사찰에서 용은 주로 법당 안팎에 조각이나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데, 더러는 별도로 단을 두고 상(像)을 만들어 모시기도 한다.
해안이나 섬에 있는 사찰에는 그러한 예가 흔하다(선암사는 해안도 아니고 섬도 아닌데, 용왕像은 멋지다)

 

용은 고대 인도의 사신(蛇神) 신앙에서 발생한 것으로, 불교에 수용된 뒤에는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신으로 자리 잡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불법이 각 나라로 전파되면서 점차 형상이 바뀐 점이다.
특히 발톱의 수가 그렇다. 인도의 용은 발톱이 6개, 중국은 5개, 우리나라는 4개, 일본은 3개이다.
용은 불교 이외에 민간신앙에도 자리 잡았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진평왕 때 용왕에게 기우제를 지냈다고 하며, 이때 용왕단이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나라에서 용왕도량을 열기도 한 고려시대에는 용왕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용왕도량은 3~7일 동안 열리는데, 궁전이나 사찰 또는 선상에서 《운우경(雲雨經)》을 독송하였다고 한다.

 

사찰에서 불경을 보관하는 건물을 해장각(海藏閣) 또는 해장보각(海藏寶閣)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용왕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불법을 믿지 않을 때가 오면 용왕이 세상의 모든 불경을 용궁에 모아 놓고 지킨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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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대웅전 앞 홍매화]

 

선암사 대웅전 앞에서 자그마한 홍매화 한그루와 더 자그마한 또 홍매화 한그루가 있다.
매화가 만발하려면 아직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매화.
꽃잎이 많은 종류 가운데 흰 꽃이 피는 것을 만첩흰매화. 붉은 꽃이 피는 것을 만첩홍매화라고 한다.

 

매화의 고자(古字)는 ‘某’인데 ‘梅’의 본자이다.
강희안(姜希顔)은 《양화소록(養花小錄)》의 화목9등품론에서 1품으로 분류하였다.
만물이 추위에 떨고 있을 때, 꽃을 피워 봄을 가장 먼저 알려주므로서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삼았고, 늙은 몸에서 정력이 되살아나는 회춘(回春)을 상징하였다.
또한 사랑을 상징하는 꽃 중에서 으뜸이며 시나 그림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한다.
꽃말은 ‘고격·기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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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을 것 같던, 선암사 이야기가 끝이났다.
백양산을 오르는 초입에는 일요일인데다 날씨가 풀려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많다.
매화가 만발하지 않아 그렇지 완연한 봄이다. 하지만 카메라 속의 풍경은 여전히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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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산 초입의 임도와 등산로 입구]

 

 

산보하는 사람과 산행하는 사람도 많지만, 백양산에서 다운힐을 위한 자전차도 많다.
한참을 낑낑거리고, 쩔쩔매고, 땀을 삘삘 흘리면서, 힘겹게 자전차를 끌고(실은 타고) 백양산을 오른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백양산을 내려온다. 올라가는 노력에 비하면 그야말로 눈깜박 할 시간을 즐긴다.
저들의 말로는 보통 "다운힐"이라고 영어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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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힐을 위해 업힐을 하는 모습]

 

 

"오르막에서 지친 몸이 내리막의 바람 속에서 다시 살아나, 자전거는 또 다른 오르막을 오를 수 있다."
김훈(소설가. 칼의노래.남한산성 등의 작가) 씨의 이 문장 만큼 자전거에 대해 시원하게 표현한 글을 본적이 없다.
언젠가 티브이에 이 양반(김훈)이 자전거를 타고 유람하는 프로를 본적이 있다. 아직도 소설을 연필로만 쓴다고 하던가...

 

자전거와 도로는 마치 인생의 축소판 같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온전히 제 몸의 힘만으로 두 바퀴를 굴려야 하기에 때로 숨이 가쁘기도 하고 뜨거운 땀방울이 턱밑으로 굴러 떨어지기도 한다.
자전거는 참 정직한 동력이지. 인생은 결국 공평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이 길처럼, 그리고 자전거처럼.
오르막의 힘듦과 내리막의 시원함이 공존하고, 힘들여 페달을 밟아 두 바퀴를 굴려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점이 그렇지.

 

공평하기로 한다면, 자전거 뿐만 아니라 등산도 산을 오르면 오른만큼 내려와야 하니 그 산이 공평하고, 산책도 그렇고.
자전거든 걷기든, 여행의 종류가 뭐던, 돌아와야 한다면 그 길은 공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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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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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를 가로지르는 등산로]

 

백양산을 오르는 산책을 하면서 반쯤은 임도를 이용하고, 반쯤은 등산로를 이용하여 애진봉으로 올랐다.
숨이 목에 찰 정도가 되니 등산로의 끝이 보인다. 애진봉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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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진봉]

 

애진봉(愛鎭峰)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의 구민들이 부산진구를 사랑한다는 의미로 백양산 중턱에 만든 공원이다.
백양산의 중턱인데 봉우리 '峰'을 사용했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공원명칭으로 생각하면 된다.
2007년부터 애진봉 주변의 옛 산철쭉 군락지에 철쭉을 대규모로 심어서 멋진 철쭉꽃밭을 만들었다.
부산시가 선정한 '봄꽃 명소 10선'에도 백양산 애진봉이 들어있고,
그외 황령산 순환도로, 해운대 달맞이길, 수영구 남천동 벚꽃길, 온천천 시민공원, 강서구 공항로, 영도구 봉래산, 낙동둑길, 삼락강변공원, 오륙도 해맞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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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진봉에서 바라본 백양산 정상]

 

백양산 바람고개와는 상관없는 시조하나.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 구름이라도 쉬어 넘는 고개
산(山)진이 수(水)진이 해동청(海東靑) 보라매 쉬어 넘는 고봉 장성령(長成嶺) 고개
그 너머 님이 왔다 하면 나는 아니 한 번도 쉬어 넘어가리라

-작자 미상 / 출전 : <청구영언>, <악학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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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산 정상]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은 막힘이 없다.
서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북쪽으로 이어지는 정맥의 능선들, 멀리 상계봉(638.2m) 뒤로 금정산이 멀어만 보인다.
우뚝 솟은 산과 봉우리들은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고, 도심의 빌딩숲은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놓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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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의 낙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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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능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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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빌딩, 멀리 보이는 바다(오늘은 시정이 좋지않다)]

 

백양산(白楊山)은 높이 641.7m로 부산진구와 사상구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부산도심의 주요하천으로 우리나라 상수도의 시초가 된 성지곡수원지가 자리잡고 있으며 동천의 발원지가 된다.
백양산은 1740년 이후 금용산에서 나누어 지면서 생긴 이름으로 보이며, 백양사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백양산 남쪽 기슭에는 삼국시대 때 동평현(현 당감동)의 치소가 있었던 동평현 성터가 있다.
동쪽 아래 선암사가 자리잡고 있다고 하여 선암산이라고도 부른다나... (선암사 일주문에도 백양산 선암사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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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양산 바람고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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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산 인증샷]

 

그래도 하늘은 있다 - <이상문 - 아동문학가>


산 그리는 사람은 있어도
하늘 그리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하늘은
산 위에 그려져 있다.

바다 찍는 사람은 있어도
하늘 찍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하늘은
바다 위에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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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을 찍으니 하늘은 공짜로 딸려온다]

 

 

오늘, 집을 나설때는 일부러 삼각대까지 챙겨나왔다.
근데, 산꽃은 단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고, 그 흔한 직바구리도 한마리 못봤다.

 

그냥 숲에 갔다왔다.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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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 입구의 쉼터]

 

 

오늘의 결산.
선암사에서 백양산을 8자로 다녀왔다. 애진봉의 일부구간에서만 중복이 되었고
임도를 오르다 등산로를 타고 올라갔고, 임도로 내려오다 중복되는 구간에선 등산로를 이용했다.

 

걷는 사람 曰 "똑같은 길로 돌아오는 것는 정말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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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꽃과 산새를 보고자 백양산에 올랐으나 바람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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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5
추천 수 :
3 / 0
등록일 :
2011.03.07.00: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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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03:05:02
여기 우리동네인데요.. 내가 매일 올라다니던 산이였는데 사진하고 한번도 안올라갓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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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05:45:51
와우~ 고생하신 작품, 소중한 작품, 찬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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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9
11:37:38
오~! 고생하신 작품, 즐겁게 감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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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9
16:49:46
고생하신 작품, 소중한 작품, 찬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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