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전도(Conduction)/대류(Convection)/복사(Radiation)

 

열이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전달되는 방식은 전도, 대류, 복사 3가지가 있습니다.

열의 전달 방식을 이야기 하기 전에 [매질] 부터 개념을 잡아 봅시다.  
[매질]이란 에너지를 전달하는 물질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소리에너지를 전달하는 매질은 공기이며, 이때 공기가 매질입니다. 
또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매질은 금속, 나무, 공기, 물 등이 있습니다.

 

1. 전도 (Conduction)
 
[전도]는 매질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숟가락으로 열이 전달되는 방식입니다.
국 끓일 떄 숟가락으로 간을 자주 보다가 보면 숟가락이 뜨거워지는데,
국물에서 숟가락을 통해서 열이 전달되어 숟가락 전체가 따뜻해 지는 경우입니다.
옛날 한옥집 벽은 열전도가 잘 되지 않아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고 합니다. 

2. 대류 (Convection)

[대류]는 매질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예를들어, 집안 난로에 의해 데워진 공기가 집안 구석구석으로 돌아다니면서
집안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대류에 의한 열전달입니다.
따뜻한 공기가 직접 다가와서 피부와 접촉해서 따뜻한 열에너지를 피부에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매질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공기입니다. 열을 품은 공기가 직접 이동함으로써 다른 곳으로 열을 전달해 줍니다.
한겨울에 시베리아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와서 한반도의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도 일종의 대류에 의한 열전달 현상입니다.

3. 복사 (Radiation, 輻射)

사실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복사열, 복사냉각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상고대, 안개 이야기 할 때마다 복사열, 복사냉각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복사]는 영어로는 copy 가 아니고, radiation 입니다.
Radiation의 사전적인 의미는 "(열/빛 등을 온 사방으로) 내뿜다/방출하다" 입니다.
한문으로는 "輻은 차바퀴살"을 의미하고, "射는 쏘다"를 의미하니까   
그래서 輻射는 "온 사방으로 쏘다" 라는 의미입니다.

영어나 한문에서 보듯이, 열전달에서 말하는 [복사]는 온 사방으로 열을 방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복사에 의한 열전달의 대표적인 예는 태양에서 지구까지 열이 전달되는 방식입니다. 
우주 공간은 공기도 하나 없이 텅 비어있습니다.
우주공간에는 열을 "전도"하거나 "대류"할 물질(매질)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대낮이면 태양으로부터 지구까지 열에너지가 전달됩니다.

이런 경우를 [복사]에 의한 열전달로 분류합니다.  
매질이 없는 우주공간을 통해 태양의 열이 지구에 전달되는 건 바로 복사 열전달을 통해서입니다.
태양의 열에너지가 빛을 통해서 지구까지 전파되는 경우입니다.

또 한가지 복사에 의한 열전달 예는 집안에 선풍기같이 생긴 [원적외선 난방기] 입니다.
난방기의 빛을 쬐는 부분은 따뜻하지만, 빛을 못 쬐면 춥습니다.
열에너지가 복사 방식으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빛이 닿지 않는 곳은 열에너지를 전달받지 못해 온도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1970년대 가난했던 시절에 한겨울에 국민학교에 가면 난로도 피워 주지 않아서
쉬는 시간이면 학교 건물 햇볕 잘 드는 곳에 쪼르르 서 있으면 따뜻해 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경우도 태양으로부터 내 몸까지 [복사] 방식으로 열에너지를 받았던 것입니다.

 

 

B.  복사냉각

 

이제 복사냉각이 무엇인지 개념을 잡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양이 [복사] 방식으로 우주를 향해 열을 발산합니다.
낮에는 신륵사가 위치한 여주 지역이 그 복사열을 받습니다. 그래서 여주가 따뜻해집니다. 

공기가 고기압 지역에서 저기압 지역으로 이동하듯이, 열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이제 밤이 되면, 따뜻해진 여주 지역이 열을 방출해서 식어 집니다. 

특히 바람이 없이 고요한 날 저녁이면,
공기의 흐름이 거의 없어서 [대류]에 의한 여주 지역 열방출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공기의 열전도계수는 별로 높지 않기 때문에 [전도]에 의한 여주 지역 열방출도 거의 없습니다.  
낮에 복사열을 받아서 데워진 여주 지역은 밤에는 우주 공간으로 열을 방출해야 하니까, 최후 방법으로 [복사] 를 통해 열을 방출합니다. 

[복사] 방식으로 열을 방출하니까 여주 지역이 냉각되고, 이 경우 여주가 [복사냉각] 되었다라고 합니다.

밤에는 빛이 없는데 어떻게 빛을 통해 복사냉각 되느냐고요?
밤에도 열을 전달해주는 빛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의 빛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복사냉각이란 낮 동안 태양광선으로 데워졌던 지표면이 밤사이 열에너지를 "적외선" 형태로 공기 중이나 대기권 밖으로 내보내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현상은 구름이 없고 공기가 맑을수록 잘 나타납니다. 

 

밤에 구름이 낀 날은 여주 지역에 복사 냉각이 잘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주의 열을 바깥으로 실어 나르는 빛이 구름에 반사되어 다시 여주 지역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거나 구름이 끼면 구름이 지표면에서 방출된 열을 붙잡아주고 일부는 다시 지표면으로 돌려보냅니다.

구름이 이불처럼 대기권을 덮어준다고 해서 "이불 효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난 밤 내내 여주 지역에 구름이 가득했는데, 다음날 여주 지역에 복사냉각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서 상고대가 필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맑은 밤에 복사냉각이 활발하게 일어 나더라도,
바람이 쌩쌩 분다면 나무에 붙었던 상고대가 다 떨어져 버리겠지요. 

밤새 흐린 날이나, 밤새 바람이 쌩쌩 불었던 날에 여주나 춘천에 상고대가 피기를 기대할 수없는 이유입니다. 

 

 

여주 지역 복사냉각이 만들어 낸 상고대 풍경 하나 올리고 이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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