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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령도 ..

 

# 심청이 201118 ..

.

옛날 황해도 어느 마을에 매우 가난하게 사는 선비가 있었다.

사또는 딸 하나를 두었는데 그 선비가 사또의 딸을 사랑했다.

사또는 가난한 선비가 미워 배를 타고 멀리 떠나라고 했다.

선비는 외딴 섬에 도착하여 사또의 딸을 그리워하며 지냈다.

하루는 하얀 학이 울안에 종이 한 장을 떨어뜨렸다.

그 딸의 사랑 고백을 담은 연서였다.

선비는 "여기가 어느 지점이다"라고 적어서 그 학에게 주었다.

학이 전해 준 쪽지를 받은 딸은 선비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함께

잘 살았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 섬을 "흰 백 자, 나를 령 자를 써서 백령도(白翎島)라 불렀다."

.

나는 한창 깊은 가을날에.

하얀 새가 되어 백령도로 날아갔다.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에 서서, 한눈에 들어오는 북한 황해도

장산곶까지는 같은 지역이다.

장산곶 지나가는 사람에게 손짓하면 웃으며 다가올 것 같다.

단지 건너갈 수 없는 바다가 꿈틀거리고 있을 뿐이다.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팔았다는 인당수가 용트림 치고 있을 뿐이다.

인당수에 물안개 휘날리니, 내 몸은 물안개 되어 빠져든다.

.

인당수는 사납게 휘감기다 하늘로 치솟는다.

인당수는 무섭게 푸르다가 꿈꾸듯 사라진다.

.

인당수 위로 검은 구름은 흰 구름을 밀쳐내고

인당수 위로 부는 바람은 옛 슬픔을 불러온다.

.

어디선가 무당의 굿 소리가 인당수에 맴도니

파도는 거세지고 바다 안개는 세상을 뒤덮어

어둠 속에 인당수로 솟구치는 용의 모습에

드디어 심청이 바다에 뛰어들 시간이 되었다.

.

심청은 마음을 다잡고 치마를 뒤집어쓴 채

바닷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그러자 바다는 거짓말처럼 잔잔해졌다.

심청이의 효심은 바닷속 용왕도 감탄하여 바다는 잔잔해지고

용궁은 잔치를 열어 심청이를 맞이했다.

.

오늘 나는 심청각 앞에 서서... ...

무심히 인당수를 바라보다 인당수에 뛰어내리는 심청이를 보았지만,

용왕도 궁금하고 만나보고 싶어 심청이 뛰어든 인당수로 뛰어내렸다.

멀리 용궁에 앉은 용왕이 보인다.

용왕은 내게 다가와 나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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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원래... ...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구렁이[大蛇=산스크리트어로 나가(Naga)]였다.

 

불교 전설에서는... ...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구름과 천둥, 비를 부리는 동물로 석가의 가르침을

수호하는 팔대 용왕(八大龍王)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용은 바다와 호수, 하천, 연못, 우물을 비롯하여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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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중국에 전해지면서... ...

네 다리를 가진 거대한 구렁이의 모습에 사슴 같은 뿔과 빛나는 눈,

촉수처럼 긴 혀를 가지게 되었다.

용은 황제의 상징인 동시에 중국 민족이 신령스럽게 생각하는 상상 속의

물을 다스리는 동물이 되었다.

.

우리나라 건국 신화에도 많은 용이 나온다.

그중 백두산 천지(天池)이야기를 보면... ...

하늘에 심술 사나운 흑룡이 물길을 막아 물이 마르고 땅이 황폐해졌을 때,

 

백장수라는 장사가 그를 찾아온 공주의 도움으로 흑룡을 물리치고 물을

 

찾아 만든 것이 천지다.

 

또한, 우리나라 역사에 흔하게 등장하는 신적 존재이다.

고구려의 <주몽신화>에서 해모수의 수레를 끄는 오룡(五龍)이 바로 용이다.

주몽도 죽은 후 용을 타고 승천한다.

특히 신라 시대에 용왕에 대한 숭배는 강화된다.

불교의 호국룡(護國龍)신앙이 그것이다.

신라 30대 문무왕은 자신의 유언에 따라 동해 바위 위에 장사 지냈으며,

그 후 호국 용신으로서의 이적을 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용은 우리나라 역사에 흔하게 등장하는 신적 존재이다.

.

 

나는 용왕에게 물었다.

왜 심청이를 세상으로 다시 내보냈나요?”

용왕은 웃으며 대답한다.

용왕도 못 하는 효심을 널리 세상에 알리려고...”

.

나는 용왕과 헤어져 거북이의 안내로... ...

심청이가 연꽃 되어 나왔던 백령도 남쪽 연화리로 물길을 헤쳐 나왔다.

백령도의 남쪽에는 인당수에 빠졌던 심청이 용궁에 살다가

세상에 다시 나올 때 타고 온 연꽃이 조류에 밀려 왔었다는

연화리와 그 연꽃에 걸려 있었다는 연봉바위가 있다.

심청은 연꽃이 되어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

나도 백령도 여행을 하며 인당수와 용왕을 만나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

심청이의 용궁 생활은 ... ...

심청이 용궁에서 지낸 지 어느덧 삼 년이 되어 혼인할 나이가 되자,

용왕은 큰 연꽃을 준비하여 심청과 시녀 두 명을 연꽃에 태워 보냈다.

연꽃은 순식간에 두둥실 떠올라 심청이 몸을 던졌던 인당수로 향했다.

때마침 장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뱃사람들이 그 꽃을 건져 올렸다.

.

그때 나라의 임금은 왕후를 잃고 정원을 거닐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뱃사람은 연꽃을 임금에게 바쳤다.

.

하루는 임금이 꽃 속에 세 여인이 몸을 감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심청과 용궁 사는 시녀 둘이었다.

두 시녀로부터 심청이 하늘이 내린 효녀라는 이야기를 듣고 임금은

심청을 왕후로 맞이했다.

.

심청이 왕후가 된 후로 나라는 더욱 살기가 좋아졌다.

하지만 심 왕후는 언제나 아버지 심 봉사를 마음속으로 걱정했다.

왕후의 근심을 알게 된 임금은 왕후에게 사연을 물었다.

.

"사실 저는 용궁 사람이 아니라... ...

황해도 황주 도화동에 사는 심학규의 딸입니다.

눈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뱃사람에게 팔려 인당수 제물이 되었는데,

옥황상제의 명령으로 살아나 용궁에서 지내다 다시 인간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

.

임금은 심 봉사를 찾았지만... ...

심 봉사는 이미 마을을 떠난 후였다.

심 왕후는 전국에 있는 맹인들을 위한 잔치를 열어 달라고

임금에게 청했다.

임금은 나라 안의 맹인은 한 명도 빠지지 말고 참석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

심 봉사도 맹인 잔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심 봉사는 뺑덕어미와 함께 잔치 길을 떠났는데,

뺑덕어미가 다른 봉사와 눈이 맞아 심 봉사가 잠든 틈을 타 여비까지

챙겨 도망하였다.

심 봉사는 우여곡절 끝에 맹인 잔치 마지막 날 궁궐로 들어가 이름을 말하고

구석 자리에 가 앉았다.

심 왕후는 참석한 맹인들의 이름을 살펴보았지만, 심학규란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

마지막 날에는 직접 둘러보았다.

심 황후는 이름을 묻고 그 사연을 듣고 나서 아버지임을 확인했다.

심 봉사는 딸을 보고 싶은 마음에 눈을 비비고 힘을 주어 울부짖었다.

.

그때 갑자기 박이 터지듯 눈이 턱 떠지고,

부녀는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심 봉사가 눈을 뜨자 여기저기서

맹인들이 하나둘 눈을 뜨더니

다른 맹인들도 모두 눈을 떴다.

그 뒤로 나라에는 태평성대가 계속되었고,

심 왕후의 어진 이름은 길이길이 전해졌다.

.

... ...!

심청이의 효심에 ... ...

옥황상제도, 용왕도, 임금도, 백성도, 맹인 까지

그리고 백령도 심청각 앞에 서서 인당수를 바라보는 내 맘까지 감동을

받았다.

.

그런데 ... ... ... ...!

심청이는 그토록 목숨을 바쳐가며 효를 했을까... ?

당시, 시대적 사상을 유추해 보았다.

.

공양미 삼백 석 시주를 약속하고 온 뒤 걱정하는 아버지에게

심청은...

한겨울에 잉어를 잡아 부모를 모신 왕상과

눈 속에서 죽순을 구해 부모님께 드린 맹종이라는 효자 이야기를 하며

자신 역시 효성이 지극하면 공양미 삼백 석을 구할 수 있을 거라

말하였다.

이는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즉 불가능한 것을 기어이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효의 힘이라 믿었다.

.

이런 분위기가 지배했던 시대라서... ...

심청이 아버지를 위해 자기를 팔아 제물로 끌려가는 것을 보면서도

주위 사람들은 말리지 못했다.

심청의 행동이 숭고한 선택, 본받아 마땅한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자식의 희생을 효의 기준으로 여겼던 사고방식이 산 제물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는데도 라는 이름으로 슬며시 인정한 것이다.

.

당시 조선 시대에서는…….

의도적으로 효자, 효녀 이야기들을 모아 백성들에게 알렸는데,

나라가 나서서 효를 강조한 데에는, 유교 가치의 확립을 통해 지배 계층의

위치를 단단히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철저한 수직 관계를 당연시하는 윤리적 가치를 가르쳐서

임금과 신하, 양반과 상민의 수직 관계를 단단히 하려고 했다.

.

효의 가치가... ...

인간의 기본적 도리로서의 가치를 넘어서, 국가 통치와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었다.

.

인당수를 뒤로하고 19991021일 세워진 심청각을 내려왔다.

백령도의 또 다른 명소, 콩돌 해변을 걸으며... ...

.

농부는 봄에 씨앗 못 뿌리면 가을에 후회하고

주인은 손님맞이에 소홀하면 떠난 뒤 후회하고

자식은 생전에 효도 못 하면 가신 뒤 후회하고... ...

 

나는 효도를 생각하다 이미 떠나신 부모님 생각에 고개를 숙였다.

가슴에 말 못 할 멍울이 한이 되어 인당수에 가라앉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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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많은 사랑 부탁합니다..

이름 :
jin
제목 :
# 백령도 ..
조회 수 :
1500
추천 수 :
4 / 0
등록일 :
2020.11.18.17:51:26

profile
2020.11.18
19:38:09
아름다운 풍경과 마음에 와닿는 글에서
잊고 지내던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작품과 글에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
profile
jin
2020.11.21
10:14:56
..^^
.. 감사합니다.
profile
2020.11.18
22:44:31
캬~! 열정이 넘치는 작품, 수고하신 작품, 형용할수 없는 감동입니다.
profile
jin
2020.11.21
10:23:42
.. ^^
.. 관심에 감사합니다.
.
profile
2020.11.20
09:42:02
백령도를 소개하는 이처럼 아름다운 글은 처음 봅니다.
풍경보다 진한 글의 여운이 깁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profile
jin
2020.11.21
10:27:27
.. ^^
.. 아름다운 경치도 많지만, 텅 빈 인당수가 오히려 마음에 끌려...
.. 감사합니다..
profile
2020.11.27
07:49:58
백령도에 어울리는 글입니다
profile
jin
2020.12.26
11:15:34
..^^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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