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 당국, 동백섬 주차장 폐쇄 외 대안은 없나.....9일날이 관건이 되겠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동백섬 입구 무료주차장이 지난 3일부터 폐쇄되었다. 국군수송사령부 항만운영단은 이 부지가 국방부 소유라는 이유로 이날부터 민간인 차량의 출입을 막고 있다. 무료주차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는 모두 3만5천㎡로 차량 128대가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무료주차장이 폐쇄되면서 지난 주말과 휴일 동백섬을 찾은 시민들이 큰 불편과 혼란을 겪은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인근의 유료주차장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혼잡했고,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도로변에 불법주차를 했다가 차량을 견인당하기도 했다.

군 당국은 지난 2005년 'APEC 행사가 끝난 뒤 모든 시설을 군에 반환한다'는 부산시와의 협약을 주차장 폐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또 장기 불법 주차차량 때문에 군 작전 수행에 장애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운대구의회와 시민단체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부산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마당에, 입구의 주차장을 폐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의회가 7일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시민단체들도 오는 9일 중장비를 동원해 차량출입 차단시설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군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차장 폐쇄 외에는 다른 대안은 없었는지 묻고 싶다. 구의회가 제안한 것처럼 평시와 작전시를 구분해 주차를 허용하는, 유연한 부지 운용 등이 그것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아야 할 군이 국민의 질타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안이하게 대처해 온 부산시도 꾸중을 들어야 마땅하다. 대체부지를 마련하지 않아 이번 사태를 초래한 것이 아닌가. 부산시와 군 당국은 대체부지 물색에 나서기 바란다. 군 당국이 APEC 개최 직전 동백섬을 시민의 품에 돌려주었던 것처럼, 주차장 부지도 시민들의 공간으로 반환할 방안은 없나. 민(民)·군(軍) 갈등은 빚어져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