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은 아직 제대로 피지 못했건만

성급한 사진사들은

마음이 급하다.

 

하늘을 탓할 수도 없고

그저 "사진은 기다림"이란 철학 하나로

3일을 기다렸다.

 

끝내 하늘은 열리지 않고

갈수록 안개만 심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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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봉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루오핑일출을 기대하며

나선 길

유채가 가득핀 마을을 만난다.

 

우리들은 선불 맞은 ?라도 되는 듯

농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채꽃의 환상을 쫓아 다닌다.

 

외딴집 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마을 한 귀퉁이에 자리한 이 집

묘하게도

유채꽃에 둘러 쌓여있다.

 

흑백으로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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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가 낯선 이방인들 사이로

끼어 들었다.

사진을 찍는 모습이 신기한지

아이들은 마냥 다양한 포즈로

우리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담정님이 아이들과 포즈를 취한다.

세 아이의 표정이 각각이라서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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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루오핑의 일출을 기대하며

여정에 올랐다.

 

루오핑,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

안개만이 우리를 반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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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빠른 관광용우차 주인은

피리를 불고 노래를 부르며

자신을 찍으라고

연출을 시도한다.

 

호재를 만난듯 사진에 굶주린

우리는 셔터를 누르기에 여념이 없다.

이것도 상술인가

돈을 요구한다.

실랑이 끝에 몇푼 집어주고

루오핑의 유채에 대한 마음을 접는다.

 

안개 가득한

동네어귀를 돌아 다니며

모이줍기에 한창인 장닭 한마리가

한껏 포즈를 취해준다.

 

"요놈! 너라도 잡아야겠다!!!" ㅋㅋㅋ

 

다음날 아침

밥상에는 닭요리가 나왔다. 백숙이다. 죽도 나왔다.

혹시라도 날이 좋으면 일출 장소로의

힘든 등반을 위해

가이드의 특별부탁으로 닭을 잡았다고 한다.

 

"요놈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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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되는 안개비 속에 노출되니

뼈속 깊이 까지 한기가 스며든다.

춥다!!

 

 

우리들의 마음을 아는지

민박집 가족들은 추운몸 녹이라고

하루종일 모닥불을 피워준다.

고맙다.

 

감자를 불속에 던져 놓고

심심함을 달래보기도한다.

역시 사람은 먹는 것에 약한 탓일까?

현지식에 약한 입 맛 탓일까?

입주변에 흑깜장 묻히면서도

마냥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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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 속으로 귀가하는 사람들의

모습 또한 몽환적이어서

좋은 소재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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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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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차를 끌고가는 사람과 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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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과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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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며

신나하는 아이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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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좋은 소재로 다가온다.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

"좋은 사진은 멀리있지 않다"

이런 평범한 진리를 가슴에 담은

귀한 출사였다.

 

2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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