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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출사 - 시베리아 봄 풍경을 찾아서

'아름다운 것을 보고, 사진을 찍지 않으면 보지 않은 것과 같다'

이 말은 1901년 자연주의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프랑스의 에밀 졸라가 한 말입니다. 당시 에밀 졸라는 15년 이상 사진을 찍은 사진 애호가였습니다.

아름다운 곳을 있는 것을 알고도 가 보지 않으면 상상하지 않은 것과 같다. 이 말은 졸라의 말을 패러디 한 것입니다.

 

시베리아 여행은 네 번 했습니다. 이 가운데 세 번은 겨울, 한 번은 가을이었습니다.

눈 덮인 황량한 시베리아의 대지와 마른 풀로 덮인 평원을 보면서, 봄이 되면 시베리아 평원은 어떤 숨을 쉴까하고 상상했습니다.

어떤 책에 길 옆에 꽃이 핀 것이 아니고, 꽃 사이로 길이 나 있다고 했습니다.

꽃이 있는 풍경은 좋아하지만 꽃 사진은 별로 취미가 없는 저로서도 한 번은 혹 할만 한 구절이었습니다.

 

 

그간의 시베리아 여행은 단체였습니다.

그래서 먹는 것, 자는 것에 대한 고민은 내려 놓고 오로지 사진만 찍으며 풍경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간 동행하던 팀들이 올해는 동유럽 쪽으로 방향을 틀고, 미주 쪽으로 가는 탓에 나 홀로 출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을 겨울을 보았으니 봄과 여름을 보아야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두어 달 전부터 항공권을 예약하고 비자를 신청하고 떠났습니다.

현지 가이드를 물색해서 대기는 시켜 놓았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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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눈 덮인 겨울의 시베리아 대지는 눈 아래에 무엇이 숨어 있길래, 그리 오랜 세월 동안 그곳을 지키며 끈질기게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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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비행길 타고 이르쿠츠크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1시 였습니다. 가이드 집에서 일단 새벽잠을 자고 이르쿠츠크에서 서쪽으로 200km 정도 떨어진 아르샨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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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이 산맥과 사얀 산맥 사이의 분지에 위치한 아르샨은 러시아의 유명한 온천지역으로 국립온천치료센터가 있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러시아 국내에서 흑해 다음으로 가장 가고 싶어하는 국립공원이기도 합니다.

아르샨 가는 길은 바이칼 호수 서남단을 거쳐서 가야하는 길이지만, 도로는 포장되어서 비교적 한산하고 쾌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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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상고대를 이고 있던 삼나무, 소나무, 자작나무들이 어느새 푸른 잎을 달고 있습니다. 백화수목은 수피를 희게 갈아 입었습니다.

가면서 이른 봄의 연두색 풍경을 생각했는데 좀 늦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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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지 못하게도 숲 속에는 야생화가 잔뜩 피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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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샨으로 가는 입구에서 좀 더 서쪽으로 가면 젬축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이곳이 시베리아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길 옆의 평원은 눈 짐작으로 몇 십만평은 되어 보이는데 하얀 꽃이 끝없이 피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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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수선화 종류인줄 알았는데, 가이드가 바람꽃이라고 말하더군요

자세히 보니 바람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바람꽃을 담으려면, 찬 바람 속에서 양지 바르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계곡에서 엎드리고 기어야했는데, 이곳의 바람꽃은 주먹만하게 피어서 당황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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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꽃 뿐만 아니고, 애기똥풀이라는 노란 꽃도 그냥 버려진 듯이 제 마음대로 피어 있었습니다.

누구는 야생 유채라고도 하고, 혹은 애기똥풀이라고도 합디다만, 전 그저 노란꽃으로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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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 뿐만 아니라, 복주머니 난, 앵초, 매발톱 꽃들이 엄청 큰 꽃송이를 달고 제 멋대로 자랍니다.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진가들에겐 천국이나 다름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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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꽃이 얼마나 흔한지 소들도 꽃을 먹고, 꽃 위에 앉아 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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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바이칼 호수로 가는 바이칼 로드에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가이드 말로는 여긴 위도가 북쪽이어서 7월 10일 전후해서 만개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꽃이 만개하면, 보라색, 핑크색, 노랑색으로 빈틈없이 채워진다고 하니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그 장관을 보지 못함을.

그래서 내년에 다시 와야 할 충분한 변명이 생긴 것 같습니다.

여행은 다음 여행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짜릿한 드라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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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에는 온갖 꽃들이 어울립니다.

자작나무는 참 넉넉한 나무입니다. 오랜 세월 인간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습니다.

자작나무 숲에는 낙엽송이나 소나무가 자랍니다.

겨울 뻬치카를 땔때, 세가지 나무를 적절히 섞어야 합니다.

소나무는 불이 잘 붙지만 타는 시간이 짧고, 자작나무는 단단해서 불이 잘 붙지는 않으나 오래 타고, 낙엽송과 잡목은 화력이 셉니다.

그래서 시베리아 사람들은 세 가지 나무를 적절히 아궁이에 넣으면 많은 나무를 태우지 않아도 종일토록 온기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처음 정착한 한국 교민이 밤새도록 소나무를 태웠는데 별로 따스하지도 안고 나무 값만 많이 들었는데 알고보니 세 가지 나무를 섞어서 몇 개만 태우면 된다는 것을 러시아 사람들에게 배웠다고 합니다.

 

 

 

 

 

 

 

_D4S1724.jpg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3:06:20 14:24:15 | aperture priority | matrix | Manual W/B | 0.003 s (1/320 s) | F/5.6 | 0.50 EV | ISO-100 | 27.00mm | 35mm equiv 27mm | Flash-No

 

이번 여행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쉬쉬끼나 암각화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쉬쉬끼나 암각화는 레나강 상류에 위치한 쉬쉬낀이란 마을에 있는 암벽에 새겨진 선사시대 그림입니다. 러시아의 3대 암각화 가운데 하나라고 하는데, 다른 둘은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반구대 암각화와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것도 있다고 해서 유명하다고 합니다.

 

 

 

 

 

_D8S6152.jpgNIKON CORPORATION | NIKON D800 | 2013:06:20 17:48:24 | aperture priority | spot | Manual W/B | 0.001 s (1/2000 s) | F/5.6 | 0.00 EV | ISO-400 | 135.00mm | 35mm equiv 135mm | Flash-No

 

레나강은 바이칼 호수 서쪽의 야산에서 발원하는 레나강은 상류는 서에서 동으로 흐르지만, 암각화가 있는 까축이란 곳을 지나면 동쪽으로 다시 휘어지면서 야쿠츠크를 지나고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북해의 레테프 해로 들어갑니다.

장장 4400 km를 흐르는 장강입니다. 러시아에서는 3번째로 긴 강이고, 세계에선 9번째로 긴 강입니다.

상류에서 중류로 흐를 동안 표고차 10m 이내를 흐르기 때문에 강은 바로 흐르지 못하고 구비구비 물길을 만들어서 돌아갑니다.

그 강변엔 앵초, 애기똥풀, 바람꽃이 한창이었습니다.

 

 

 

 

 

 

 

 

_D4S1715.jpg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3:06:20 12:55:59 | aperture priority | matrix | Manual W/B | 0.125 s (1/8 s) | F/5.6 | 0.50 EV | ISO-800 | 66.00mm | 35mm equiv 66mm | Flash-No

 

쉬쉬끼나 지역은 집이 서너채 있고 까축이란 근처 마을이 가장 큰 마을입니다.

이르쿠츠크에서 350km 떨어진 곳인데, 겨울은 폭설과 추위로 접근하기 힘들고 주로 여름과 가을에 여행할 수 있습니다.

이 마을은 역사가 2만년이나 됩니다. 아득한 선사시대 부터 마을을 일구고 살아왔습니다.

원주민은 우리와 같은 몽골로이드지만, 이젠 러시아 슬라브인들이 대부분 입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까축의 식당에 들렀는데 마을 처녀가 친절하더군요.

미인이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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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각화는 레나강 상류를 끼고 1.2km 가량 펼쳐진 암벽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구석기 시대 부터 청동기 시대까지의 그림이 있고, 현대의 낙서도 있습니다.

선사시대의 사진가가 암벽에 사진을 인화해 놓은 곳이지요. 페트로글리프가 암각화이고 포토그래프가 사진이니 결국 인화지가 하나는 종이고 하나는 암벽이라는 것.

포토그래프는 카메라가 도구이고, 페트로글리프는 돌이나 청동 조각이 카메라 역활을 한 것입니다.

결국 암각화는 1 만년 전의 사진 갤러리인 셈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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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보고 싶었던 그림, 아니 사진입니다.

한국 고고학자들이 한국의 전통 놀이인 강강술래의 원형이라고 칭하는 것입니다.

평평한 바위면을 3분할의 법칙에 따라 남여가 손을 잡고 춤을 추는 것을 새겨 놓았습니다.

암벽에는 접근할 수 없고, 밑에서 찍어서 확대하는 것이 한 방법입니다. 카메라의 선예도와 렌즈의 고해상도가 필요합니다.

저때 마을에 큰 경사가 있었고 마을 사람들이 손을 잡고 춤을 추었는데, 그 장면을 당시 사진가가 기념으로 새겨놓았을 것입니다.

 

 

 

 

 

_D4S1776-1.jpg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3:06:20 15:43:29 | Reserved | matrix | Manual W/B | 0.001 s (1/1600 s) | F/4.0 | 0.50 EV | ISO-100 | 200.00mm | 35mm equiv 200mm | Flash-No

 

 

이 암각화는 낙타입니다.

구석기 시대까진 시베리아 기후가 온화하였다고는 하지만, 지하는 여전히 영구동토대였습니다.

저 낙타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간 것일까요.

당시 사람들이 등에 혹이 둘 달린 짐승을 보고 무서웠던지 멀리서 보았던 것 같습니다. 낙타가 자그만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암각화는 절벽의 발밑받침을 할 수 있는 곳의 암벽에 그려져 있습니다.

발견 당시 2000 여개의 그림이 있었지만, 지금은 600여개 밖에 확인할 수 없다고 합니다.

낙타 앞에는 지금의 가축인 소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어느 것이 먼저 그려진 것일까요?

가기 전에 고고학 책을 읽어보니, 암각화는 모두파기를 한 것이 가장 오래된 것이고, 줄파기나 선긋기가 후대의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사용한 연장 탓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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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 주된 사냥감이었는지 사슴 그림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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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깃발을 든 사람은 군인인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고 군대를 조직한 것이 언제부터일까요

날카로운 선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 청동기 후기 시대 작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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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은 소의 몸통에 그려진 줄이 내장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소를 잡아 먹었다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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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혹자는 우주인이라고도 하고, 어떤 학자는 무당이라고도 하는 암각화 입니다.

제가 보기엔 부여의 미륵반가상 같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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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안으로 보이지 않던 그림이 사진을 확대하니 나타납니다. 숨은 그림찾기 같은 재미입니다.

내가 찾은 것은 겨우 두 자리 숫자에 불과합니다.

다음에 다시 가면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_D8S6066.jpgNIKON CORPORATION | NIKON D800 | 2013:06:20 15:16:59 | aperture priority | spot | Manual W/B | 0.001 s (1/2000 s) | F/4.0 | 0.00 EV | ISO-400 | 135.00mm | 35mm equiv 135mm | Flash-No

 

 

세계에서 손꼽히는 암각화 지역이지만, 보호 시설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할 때는 철책이 있다고 했고, 암벽 가까이 안내인의 안내를 받아 올라갈 수 있다고 했는데 안내인은 흔적도 없고 암벽으로 오를 만한 길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나마 발을 뗄만한 곳은 쐐기풀이 자랍니다. 저 쐐기풀에 닿으면 전기에 감전된듯 찌릿하다가 서너 시간동안 그 부위가 얼얼하고 저립니다. 사진에 짙은 녹색으로 보이는 것들이 쐐기풀입니다.

피부엔 아무런 표시가 없는데도 통증은 극심합니다. 하지만, 통증이 사라지면 희한하게 시원합니다.

많이 걸어서 다리에 쥐가 났는데 쐐기풀에 쏘인 다리는 경련이 사라지더군요. 러시아 사람들이 일부러 저 풀에 쏘이기도 한다네요. 신경통에 좋다고.

(암각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제 홈페이지 여행 게시란의 바이칼 러시아에 올렸습니다)

 

 

 

 

 

 

 

 

 

 

_D8E8403.jpgNIKON CORPORATION | NIKON D800E | 2013:06:21 21:41:09 | Reserved | spot | Manual W/B | 0.017 s (1/60 s) | F/16.0 | 0.00 EV | ISO-100 | 21.00mm | 35mm equiv 21mm | Flash-No

 

암각화 다음으로 기대했던 것이 백야였습니다.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 현상, 백야.

이론상 백야는 적도의 남북으로 위도가 50도 이상인 지역에서 하지에 관측됩니다.

하지만 해가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지 않는 현상을 보이는 지역은 위도가 60도 이상인 지역에서 하지를 전후로 3~7일 정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르쿠츠크는 북위 52도 지역이어서 완벽한 백야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이날을 백야로 잡고 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_D4S2841.jpg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3:06:21 21:07:30 | Reserved | matrix | Auto W/B | 0.008 s (1/125 s) | F/5.6 | 0.50 EV | ISO-200 | 120.00mm | 35mm equiv 120mm | Flash-No

 

 

처음 맞는 백야는 혹시나 나 홀로 출사에서 뜻하지 않는 性池 순례의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여 내심 기대도 컸습니다만, 혹시는 역시로 귀납 되었습니다.

그냥 입맛만 다시며 눈 호강만 했습니다.

 

 

 

 

 

1928-2.jpg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3:06:21 19:28:10 | Reserved | matrix | Auto W/B | 0.033 s (1/30 s) | F/16.0 | 0.50 EV | ISO-400 | 44.00mm | 35mm equiv 44mm | Flash-No

 

 

저녁 7시 이후 부터 시간대 별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도무지 해가 지평선 아래로 들어갈 생각을 않더군요. 밤 11시에 완전한 밤이 되었다가 다음날 새벽 3시에 동이 틉니다.

처음 맞이하는 백야에 당황했습니다. 밤 10시에도 카메라 감도를 높이지 않아도 그냥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백야를 즐기러 나왔습니다. 긴 겨울을 참고 지낸 그들에겐 축제의 날이 되었습니다.

 

 

 

 

 

 

 

 

 

 

 

 

_D4S2560.jpg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3:06:21 16:41:33 | aperture priority | matrix | Auto W/B | 0.003 s (1/400 s) | F/5.6 | 0.50 EV | ISO-100 | 62.00mm | 35mm equiv 62mm | Flash-No

 

_D4S2564.jpg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3:06:21 16:42:23 | aperture priority | matrix | Auto W/B | 0.003 s (1/400 s) | F/5.6 | 0.50 EV | ISO-100 | 112.00mm | 35mm equiv 112mm | Flash-No

 

여름의 바이칼 호수는 겨울과는 판이합니다. 두터운 모피털로 감싼 바이칼의 겨울이 여름에는 모두 훌러덩입니다.

일광욕이 필수인 코카서스 백인들은 햇살 아래서 옷을 벗는 것은 아무런 수치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 바이칼 호수는 차서 겨우 발이나 적실 정도입니다. 거의 얼음물 수준입니다.

바이칼 호수 물이 따스해 지려면 8월 중순에서 9월이 가장 적당하다고 합니다. 물의 비열 때문이겠지요.

 

 

봄의 시베리아를 보러 갔지만, 너무 늦어서 봄이 마지막 역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시베리아의 사계를 보려면 아직 몇 해 더 기더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시베리아에 집을 얻고 몇년을 지내보던가.

 

 

 

 

 

 

_D8E8317.jpgNIKON CORPORATION | NIKON D800E | 2013:06:20 22:05:35 | Reserved | spot | Manual W/B | 0.008 s (1/125 s) | F/5.6 | 0.00 EV | ISO-100 | 21.00mm | 35mm equiv 21mm | Flash-No

 

여행의 즐거움은 뜻하지 아니한 곳에서 맞는 의외의 조우겠지요

암각화를 보고 돌아오니 저녁 시간이 늦었습니다. 그래서 가이드가 앙가라 강변에 있는 최근에 문을 연 북한 식당이 있다해서 찾아 갔습니다.

가이드 설명으로는 북한의 김정일이 직접 이르쿠츠크를  방문 했을 때 식당을 계약했다는데, 식당은 이르쿠츠크 변두리에 있는 자동차 세차장 2층이었습니다.

 

 

 

 

 

 

_D8E8323.jpgNIKON CORPORATION | NIKON D800E | 2013:06:20 22:12:36 | Reserved | spot | Manual W/B | 0.017 s (1/60 s) | F/5.0 | 0.00 EV | ISO-800 | 21.00mm | 35mm equiv 21mm | Flash-No

 

평양 랭면을 시키니, 복무 시간이 끝나가서 못 만든다 말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토장국을 시키고, 서빙하는 처녀에게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냐니까 찍으라고 합니다.

실내가 어두워서 테스트로 한 장 찍으니, "아니, 나 혼자 찍으란 말입니까?" 라고 반문 했습니다.

그럼 둘이 찍자니까 옆에 와서 포즈를 잡아 줍니다.

좀 더 짖궂게 가까이 다가가니 손을 뒤로 하여 잡아주는 정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름이 현아라고 하고, 나이는 22살이라고 합니다.

아직 여드름이 채 삭지 않은 풋풋한 처녀 였습니다.

열심이 살아보라고 격려해 주고 나왔습니다.

중국에서 조선족이사 많이 보았지만, 북한 여성은 처음 보았습니다.

음식은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아서 입에 잘 맞았습니다.

 

 

 

 

 

 

 

 

_D4S0584.jpgNIKON CORPORATION | NIKON D4 | 2013:06:19 11:18:26 | aperture priority | matrix | Auto W/B | 0.040 s (1/25 s) | F/16.0 | 0.50 EV | ISO-100 | 62.00mm | 35mm equiv 62mm | Flash-No

 

아름다운 곳을 두고 가지 않으면 아름다운 곳이 없는 것이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지 않으면 보지 않은 것과 같다.

백 장의 다른 사진 보다, 한 곳의 풍경을 백번 찍어 보는 것이 더 낫다는 명언을 받아들여서 시베리아의 사계를 앞으로도 더 찾을 것 같습니다.

 

 

 

 

 

여행 팁 1:  암각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큰 사진은 제 홈페이지에 게재했습니다.

한 편에 여행기를 다 올리자니 사진의 용량이 제한되어 축소하여 올린 것에 대해 죄송합니다. 사진을 별로 못 찍는다는 지적에 찔려서 함부로 작겔에는 올리지 못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여행 팁 2: 여행 일자는 6월 17일 부터 22일 까지 6박 4일 이었습니다. 기내에서 2박을 했기 때문 입니다. 대한항공 직항로가 그렇게 개설되어서 일주일 안에 일정을 잡으려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월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9박 7일짜리 일정도 짤 수 있습니다. 단, 대한항공의 이르쿠츠크 직항은 부정기 노선으로 일년 중 성수기에만 열립니다.

항공료가 90만원 비자비가 13만원. 가이드(대절 자동차 포함), 숙박, 식사 합해서 200만원 정도 소요 되었습니다.

항공료를 제외하고 2,3명이 동행하면 경비를 나눌 수 있어서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여행 팁 3: 봄의 야생화를 찍고 싶으시면 5월 말에서 6월 초가 적절하겠고, 바이칼 로드의 개화를 보려면 7월 초가 어울릴 것 같습니다.

쉬쉬끼나 암각화를 보려면 왕복 6시간 이상 차를 타야 합니다.

이번에는 바이칼 호수 내에 있는 알혼섬엔 가지 못했습니다. 일정이 너무 짧아서 입니다.

여름 알혼섬을 가려면, 호수에서 배를 타는 길과 자동차로 엘란츼 마을을 거쳐서 가는 길이 있는데 어느 길이나 하루 정도 걸립니다.

알혼섬 직행버스를 타면 금방금방 섬으로 실어다주지만, 개인 승용차는 차례를 기다리는데 하루가 꼬박 걸립니다.

하지만 알혼섬의 야생화는 키가 작은 난쟁이들이라 합니다,

백두산 천지의 좀참꽃이 그곳에도 흐드러지게 핀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 눈으로는 확인하지 못했으니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아쉽지만, 내년에도 가야한다는 변명만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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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shoot me.

I am just a common photographer.

I am HOMO LIBERTAS.

 





http://hansphoto.net

이름 :
雨野/韓玄雨
제목 :
나 홀로 출사 - 시베리아 봄 풍경을 찾아서
조회 수 :
5986
추천 수 :
11 / 0
등록일 :
2013.07.01.23: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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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3
00:52:35
긴 글 작성하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배님께서 자세히 정리해 주신 덕분에
편히 앉아 시베리아를 구경하게 되었고
대리만족과 더불어 무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늘 건강 주의 하시고,
한 컷 한 컷 마다
삶의 행복을 느끼시며
더욱 기쁜 사진생활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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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4
07:43:34
감사합니다. 김선생님도 여전히 건안하시죠?
profile
2013.07.03
07:16:11
긴 글 작성하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히 즐감합니다
profile
2013.07.04
07:44:06
글이 짧아 감동을 다 전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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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3
09:11:52
멋진 여행을 하셨군요 귀한 여행기 감사히 정독하고 갑니다
profile
2013.07.04
07:44:36
여행은 다 멋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profile
2013.07.03
10:38:14
와우~! 환상적인 작품, 정감이 묻어나는 작품,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멋집니다.
profile
2013.07.04
07:45:05
과찬이십니다
profile
jin
2013.07.03
11:05:19
..
..건강히 지내시죠..?
..
..여행은 고요히 홀로 했지만..
..가슴엔 꽃향기로 가득히 차있고..
..머리엔 백 장의 다른 사진 보다, 한 곳의 풍경을 백번 찍어 보는 것이 더 낫다는..
..열정으로 가득하십니다..
..
..부러운 마음으로 열심히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rofile
2013.07.04
07:46:00
잔잔한 여행기로 감동을 주는 jin님의 여행기가 부럽습니다.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profile
2013.07.03
12:16:25
출코 조끼까지 입으시고^^

훌러덩 ㅊㅈ들 사진도 멋지고, 야생화도 이쁘고...
선배님의 러시아 사랑이 대단하신거 같습니다.
저도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가보고 싶습니다 ~~
profile
2013.07.04
07:46:50
출코 조끼를 입고 여행을 나서면, 웬지 책임감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profile
2013.07.03
15:41:46
덕분에 시베리아 구경 잘했습니다. 뭐든지 열정을 갖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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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4
07:47:59
아직은 열정이 부족합니다. 늘 게으름이 따라 다녀서 제자리 걸음입니다
profile
2013.07.03
20:34:39
설레이는 발걸음이 절로 느껴집니다.
새로운 곳...피로를 잊으며 언제나 활기를 넘치게 합니다.

자국자국 신나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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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4
07:48:30
언제 한 번 같이 걸어봐야 할텐데 기회를 안 주시는군요. ^^
profile
2013.07.16
11:10:30
한번도 가본적없는 곳

출사여행기를통해 많이알고 느끼고 갑니다

부럽습니다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출사 하세요
profile
2013.10.27
07:35:57
가보기 힘든 러시아의 여행 덕분에 감사히 보고 갑니다.
profile
2013.11.03
21:24:05
수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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