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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신라 적성산성
55번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쪽으로 오다 보면 단양 휴게소가 있다.
그 휴게소 뒷편에 신라 적성산성 가는 길이 열려 있다.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늘 시간이 맞지 않아서 아쉽게 돌아왔는데, 경주 삼릉과 영덕을 돌아 오면서,
긴 운전 시간에 졸음도 오고 시간도 남아서 한번 둘러 보았다.
고대사나 그 금석에 관해 관심이 많아서 적성비에 대한 보고서를 읽은 탓도 있었기에.
NIKON CORPORATION | NIKON D800E | 2012:04:22 15:04:16 | aperture priority | matrix | Auto W/B | 0.008 s (1/125 s) | F/8.0 | 1.00 EV | ISO-100 | 26.00mm | 35mm equiv 26mm | Flash-No
한때 병사들의 함성과 고통에 찬 비명, 그리고 번쩍이던 기치 창검은 이제 땅 밑에 누워 침묵을 지키고
그 자리엔 이름 모를 들꽃들과 풀들이 무성하다.
살아 있을 때는 그것이 오로지 최선이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냥 한바탕 헛꿈이다.
폐성의 돌들은 이제 바람이나 겨우 가리고, 켜켜이 쌓여진 돌틈 사이로 잊혀진 이야기들이 드나들고 있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800E | 2012:04:22 14:50:54 | aperture priority | matrix | Auto W/B | 0.033 s (1/30 s) | F/8.0 | 1.00 EV | ISO-800 | 35.00mm | 35mm equiv 35mm | Flash-No
그때 이름을 가졌던 사람들은 깨어진 돌조각에 자취를 남겼지만, 그들에 대한 기억은 누구에게도 없다.
정말 그때 그들이 있었을까.
가지런한 글씨들이 이제 막 새긴 것 같지만,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를 희미하게 알리고 있을 뿐이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800E | 2012:04:22 15:01:27 | aperture priority | matrix | Auto W/B | 0.033 s (1/30 s) | F/8.0 | 1.00 EV | ISO-100 | 35.00mm | 35mm equiv 35mm | Flash-No
너와 나를 가르며, 서로를 겨누던 성벽은 이제 들풀들의 차지가 되었고
성벽 밖의 산벚꽃 한 그루가 성안을 염탐하고 있다.
풀들은, 나무들은 성을 두고 다투지 않는다.
다만 저 땅밑 깊은 곳에서는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죽어간 넋들이 있을 것이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800E | 2012:04:22 15:03:38 | aperture priority | matrix | Auto W/B | 0.008 s (1/125 s) | F/8.0 | 1.00 EV | ISO-100 | 26.00mm | 35mm equiv 26mm | Flash-No
성 안의 높은 곳에는 아직 물이 오르지 않은 억새가 작년의 모습으로 흔들린다.
그때는 저곳에서 아래를 내려 살피는 겁먹은 눈망울들이 있었겠지.
인간은 둘 이상이 모이면 편을 가르고 싸움을 한다.
그래서 인간들이 많은 곳에는 어디나 성이 있다.
NIKON CORPORATION | NIKON D800E | 2012:04:22 15:02:14 | aperture priority | matrix | Auto W/B | 0.008 s (1/125 s) | F/8.0 | 1.00 EV | ISO-100 | 16.00mm | 35mm equiv 16mm | Flash-No
성은 지키려고 하는 자에게나,
뺏으려고 하는 자의 목표가 된다.
그래서 성은 늘 불안한 미완성이다.
사진적인 풍경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때를 잘 맞추면, 아래로 흐르는 영월강과 단양 시내 그리고 고속도로의 불빛등이
그런대로 아름다울 것도 같습니다.
가을에는 단풍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낙엽수나 활엽수가 많아서 단풍이 잘 들 것 같았습니다.
가슴에 와닿는 말씀입니다.
방해받지 않은 호젓한 발걸음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