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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카드 수명에 관한 이해
우리가 카메라에 사용하는 메모라카드(SD, CF 카드 등)에는 낸드플래시 (NAND Flash)라는 반도체 칩이 들어갑니다.
이 반도체 칩의 실제 싸이즈는 손톱보다 더 작습니다.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만드는 반도체 회사는 전세계에 4개 회사만 있습니다.
시장점유율 1위 삼성전자, 2위 도시바 (일본), 3위는 하이닉스반도체(한국)와 IM플래시(미국)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DRAM 메모리 반도체는 시장점유율 1/2위 삼성전자/하이닉스(한국), 3위 엘피다(일본), 4위 마이크론(미국), 그외 대만의 군소업체...입니다. 우리나라 참 대단한 나라입니다.
손톱보다 작은 반도체칩을 카메라에 끼우려면 반도체칩에 외부배선을 달고 우리가 만지기 편한 크기로 포장를 해야합니다.
그렇게 포장한 것이 우리가 시중에서 보는 메모리카드(SD, Micro SD, CF 카드등)입니다.
메모리카드를 만드는 회사는 쌘디스크(SanDisk), 트랜쌘드(Transcend) 등이 유명하며, 그외 대만의 군소업체들이 우후죽순 난립하고 있습니다.
이들 회사는 삼성/도시바/하이닉스/IM 에서 NAND Flash 칩을 구매해서 메모리카드를 만듭니다.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서, 진사님들께서 사진을 열심히 찍었는데 메모리카드가 뻐~억~~~가버린 경우 누구 잘못인가 한번 따져봅니다.
잘못의 주체는 (1) 반도체칩 만드는 회사 (삼성/도시바/하이닉스/IM), (2) 반도체를 사와서 메모리카드를 만드는 회사 (쌘디스크, 트랜쌘드, 대만 군소업체들),
(3) 사용자 중에 하나가 있을 것입니다.
먼저, 반도체칩 만드는 회사 (삼성/도시바/하이닉스/IM) 이야기입니다.
요즘 양산하는 칩은 약 30 nm (1nm = 10억 분의 1m) 기술입니다. 30 nm 회로를 그리기 위해서 500 억원 정도 나가는 비싼 카메라를 사용합니다.
(위) 하이닉스반도체 NAND Flash 칩이 가득 들어있는 실리콘 웨이퍼. 약 200~300 여 공정을 약 30일 동안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거쳐야 탄생합니다.
낸드플래시 반도체칩 성능의 주요 척도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우리가 정보를 기록하고 지우는 속도입니다. 사진 저장이 좀 더 빨리 되면 좋겠지요.
(2) 칩이 생명을 다할 때까지 정보를 얼마나 여러번 쓰고(Write) 지우는지 (Erase) 횟수입니다. 반도체 회사에서는 10만번 이상 보증합니다.
사용자가 메모리카드에 지우고 쓰고를 10만번 까지 보증을 합니다. 만약 하나의 메모리카드에 10만장 정도 사진을 찍었다면 이제는
메모리카드를 바꾸는 것이 안전합니다. 계속 사용하다가는 언제 뻑~ 갈지 모릅니다.
참고로, 이와 관련해서 태권V님이 올리신 글을 읽어보세요. -> http://chulsa.kr/free/5895313
(3) 한번 기록한 정보를 얼마나 오래 보유하는가 입니다. 저같은 반도체 연구원들은 Retention Time (보유시간) 이라는 전문용어를 씁니다. 반도체회사에서
보증하는 기간은 10년입니다. 만약 메모리카드에 사진을 10년 동안 저장해 두셨다면 다시 한번 저장을 하든지 아니면 다른 카드로 잽싸게 옮기는게 안전합니다.
(4) 그외 사용 환경, 특히 온도입니다. 대략 영하 50도부터 영상 90도 정도까지 보증합니다.
이번에는 메모리카드 만드는 회사(쌘디스크, 트랜쌘드, 대만 군소업체들) 입니다.
이들 회사에서는 반도체칩 만드는 회사로 부터 손톱만한 반도체를 구매해서 다양한 형태 (마이크로SD, SD, CF...)의 메모리카드를 만듭니다.
이들 회사에서도 카드를 만든 후 여러가지 가혹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한 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녀석들을 걸러냅니다.
이번에는 사용자 우리 진사님들입니다.
사용자는 쌘디스크, 트랜쌘드, 대만 군소업체들 등에서 제조한 메모리카드를 삽니다.
메모리카드를 만든 제조사가 유명할수록 카드 가격이 더 비싸지요.
사용자의 특징은 카드 속에 들어가 있는 낸드플래시 반도체칩을 삼성에서 만들었는지, 도시바에서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자 이제...
우리의 메모리카드가 보증 기간내에 갑자기 뻑~ 갔을 때, 그래서 피와 눈물의 주옥같은 사진들이 한방 만에 날아갔을 때.. 누구를 탓할까요?
반도체칩 만드는 회사, 메모리카드 만드는 회사, 사용자 본인....
여러분은 누구를 탓하시겠습니까?
저는 사용자인 저를 탓합니다.
2010년 작년 가을에 문경새재에 반도체칩을 연구하는 팀원 전체가 야유회 갔습니다.
젊은 연구원들이 문경새재를 거닐면서 기분 업~하는 순간순간을 똑딱이에 열심히도 담았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젊은이들은 포즈 자체가 다릅니다. 아름다운 젊은 청춘~~~
저녁에 숙소에 들어와서 찍은 사진을 확인해 보려고 하는데.... 오 마이 갓~~~ SD카드가 뻑~~ 갔습니다.
싸구려 SD카드를 산 제 가심~이 무너집니다.
반도체칩을 만드는 회사나, 그걸 사와서 메모리카드를 만드는 회사나... 모든 회사는 불량이 없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드려고 노력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것이 100% 완벽은 절대 없습니다.
보증기간 내에 불량이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은 항상 존재합니다.
가능하면 비싼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라는 조언을 드립니다.
우리가 피땀흘려 찍은 사진을 고이 간직할 확률을 높이려면 조금 더 비싼 메모리카드를 사용하기를 권유합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가 사용되는 곳은 스마트폰/휴대폰/MP3/메모리카드 등등.. 수없이 많습니다.
특히 미국의 애플이라는 회사는 아이패드, 아이폰, 아이~아이~아이~~ 씨리즈 제품 때문에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회사입니다.
삼성이나 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회사는 새로운 낸드플래시를 개발하면 반드시 애플의 인증을 받아야 애플에 칩을 납품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인증 과정은 고통스러울 만큼 까다롭습니다. 애플이 가장 큰 고객이기 때문에 애플로 납품되는 낸드플래시 칩은 최고 품질의 칩입니다.
고품질의 반도체칩과 애플의 아이~씨리즈 기술력이 합쳐져서 멋진 애플 제품이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메모리카드 만드는 쌘디스크나 트랜쌘드에 납품하는 반도체칩도 품질이 높습니다.
그럼 이름도 듣도 못한 대만 군소업체들은 어떨까요?
이들은 메모리카드를 만드는 기술력도 떨어지지만, 가격을 낮추기 위해 그 속에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칩도 품질이 낮은 싸구려들을 사용할 것입니다.
메모리카드, 즉 반도체 이야기는 전문적인 내용 일색이라서 이곳에 글을 쓰는게 부담이 되지만, 가능하면 진사님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글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 진사님들이 촬영한 사진을 현장에서 임시로 저장하는 장소가 메모리카드이기 때문에, 메모리카드는 바디나 렌즈 못지않게 중요한 장치입니다.
렌즈는 엄청 비싼거 사시면서 메모리카드는 싸구려 사지 마세요.
비싼 바디와 비싼 렌즈로 찍은 소중한 사진을 안전하게 저장할 멋진(?) 메모리 카드를 사용 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래야 반도체 만드는 제가 먹고 살지요... ㅋㅋ).
이 글이 메모리카드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일요일 오전 이 글을 쓰느라 약 1시간 정도 시간을 소비한 저도 보람이 있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S:
실제로 메모리카드가 고장나는 원인은 속에 든 반도체 칩이 아니라, 핀이 잘못되는 등 사용자 부주의가 대부분입니다.
쓰고/지우기를 공식적으로는 10만번 보증을 하지만, 실제로 저희들이 만든 반도체를 성능 테스트 해보면 100 만번 쓰고/지우기 해도 멀쩡합니다.
쓰고/지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와 ....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감사합니다^^